조금 전 진짜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일단 상황은 그냥 컴퓨터를 하고있는 매우 일상적인 상황이었다.
그런데 모니터위로 개미 한마리가 기어가고있었다.
요즘 방에 개미가 조금씩 나와서 개미 퇴치 용품 까지 구매해서 방 안 곳곳에 설치해 둔 상태라서 그리 놀라운일은 아니었다.
여기 까지 매우 일상적인 상황이었다.
여기서 잠깐 내가 사용중인 개미퇴치용품에 대해서 조금 설명해보겠다.
내가 산 개미퇴치용품은 가루형태로 되어있는데 일개미가 그 가루를 조금씩 개미집으로 운반해서 그곳에 저장해 놓는다.
그 가루는 제조기업의 독특한 유인제를 배합한 분말 과립이라고 한다. 따라서 유인효과가 뛰어나다곤 하는데 아직 내눈으로 가져가는걸 보지는 못했다. 원래 사람이 개미가 음식을 운반하는 장면을 보는건 그렇게 흔하지 않은 일이니 이해한다. 느낌상 설치해 놓은 가루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것 같기도하다...
아무튼 그곳에 사는 그 일개미의 동류들과 보스인 여왕개미가 그 가루를 맛있게 먹고 이런 연쇄 살충 효과를 통해 집안의 모든 일망타진한다는 원대한 목표를 가진 용품이다.
다시 아까의 상황으로 돌아가보자.
그래서 나는 이 개미를 그 가루 근처에 갖다놔서 집으로 가져가게 만들자! 는 생각이 들어 화면위의 개미를 향해 손을 뻗었다.
당연히 조그만크기니 손가락으로 살짝 눌러서 검지와 엄지로 개미를 잡으려고 했다.
그런데..
이게 그 문제의 개미의 사진이다.. 사진으로는 잘 나타나지 않았지만 자세히 보면 조금 위화감이 들 수도 있다.
내가 손가락을 뻗어서 개미를 누른 순간이었다.
???
개미의 촉감이 느껴지지 않는게 아닌가?
다시 한 번 문질러봤지만 개미는 마치 컴퓨터 그래픽인냥 나의 손가락을 무시하고 모니터 안을 종횡무진 뛰어다녔다...
진짜로 꿈인줄 알았다..
화면 위의 개미가 아니라 화면 속의 개미였다... 내가 왜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무의식적으로 마우스 커서로 개미를 건드려보았다. 당연히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검색해보니 이런 일이 종종 있는듯하다.
누르면 화면속에서 죽어서 불량화소처럼 찍히게 될테니 그대로 놔두었다.. 지금은 화면 바깥쪽으로 자리를 옮긴 상태인 듯 하다.
어찌됐든 분명한 사실은 모니터 안에 개미가 있고 그게 한마리 이상일 수도 있고 개미집이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모니터가 따뜻해서 일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현기증이 나서 모니터 뒤쪽 벽에 일전의 그 가루를 설치했다. 모니터에도 하나 붙여놔야겠다. 영 찜찜한 상태이다.
정말 살다보니 별일이 다 있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것 같다.
!!
지금 글을 발행하려고 하는데 그 개미가 다시 등장했다.
더 어이없는 것은 이번엔 갑자기 화면 중간에서 툭 튀어나왔다..
개미가 갑자기 중간에서 생겨났다는 것이다. 이게 가능한 일일까? 내가 계속 보고있었는데 찰나의 순간에 가장자리에서 중간까지 이녀석이 전력질주를 한것일까?
잘모르겠지만 내가 본 광경은 정말 중앙에서 헤집고 나오듯 불 쑥 튀어나왔다는 것이었다. LCD 뒤쪽에 개미가 통과할 수 있는 틈이 있는건지 잘 모르겠다..
지금 모니터 속을 휘저으면서 나를 거슬리게 하는 중인데 어떻게 해야할지 방법을 알 수가 없다.
아니 확실히 이녀석이 제발로 나가지 않는 이상 모니터를 뜯어내지 않는이상 이녀석을 제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러다가 애완동물 처럼 모니터 안에서 개미를 기르게 생겼다.. 2D지만 2D가 아닌..
최악의 상황은 이런 개미들이 늘어나서 모니터 화면 속에서 우글우글 대는 것이다. 그 땐 정말 손쓸 방법이 없어서 모니터를 버려야할 지도 모른다..
제발 독특한 유인제가 제 역할을 다 해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