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살 두 살 나이를 점점 더 먹어 갈수록 일년은 점점 더 짧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군복무 1년 9개월은 예외로하자...) 누구나 경험했을법 한 일이고 경험하고 있을 일이다.
분명히 전세계 누구나 같은 기간 1년을 보내는데 왜 누구한테는 짧게 느껴지고 누구한테는 길게 느껴질까?
두 가지 설을 살펴보자.
하나는 살아온 일생에 비해 1년이 짧기 때문에 점점 1년이 짧게 느껴진다는 설이다.
나도 꽤 오랜 기간동안 이렇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왔다.
5살에게 1년은 1/5이고 80살에게 1년은 1/80이다. 와닿게 설명해보자면
5살에게 1년은 삶의 5분의 1이고 20%라고 할 수 있다. 80살에게 1년은 삶의 약 1%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뭔가 그럴듯하지만 명쾌하지는 않은듯 하다.
내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가설은 이렇다.
이것은 사람이 사물이나 사건을 기억 하는 방법과 관련이있다.
먼저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람은 자극적인 것을 기억한다. 사람이 한다기 보다는 인간의 뇌가 그렇게 한다.
예를 들어 오늘 하루 종일 집에서 폰게임을 하면서 보낸 사람이 있고
또 한 사람은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가서 프랑스에 도착해서 이것저것 둘러보는데 하루를 보냈다고 가정해보자.
폰게임을 하루 종일 한 사람은 이 일상적인 하루를 오랫동안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반대로 처음 프랑스 여행을 한 사람인 이 하루를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기간을 늘려 1년이라는 시간동안 직장에 출퇴근을 한 사람과 세계일주를 한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1년동안 직장일을 하면서 여러 사건이 있겠지만 출퇴근 집에서 자고 일어나는일은 매일매일 반복된다.
1년이 지나고나면 몇몇의 큼지막한 사건들만 기억날 것이다.
또 반대로 1년간 세계일주를 한사람은 매일매일 새로운 풍경을 보았을 것이고 몇일 걸러 새로운 장소에서 잠을 잤을 것이다.
1년의 대부분이 평생 기억에 남을 것이다.
조금 극단적인 예를 들기는 했지만 사람은 자극적인 것들을 기억하게 된다는 것에 대해서 조금은 납득이 갔으리라 생각한다.
일년을 길게 느끼고 싶다면 일상속에서 자극을 찾아야한다. 여가활동을 즐기는 이유도 이와 같은 맥락일 것이다.
여가활동을 즐기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반복되는 일상을 새로운 관점으로 생각해보고 매일 하는 일의 방법을 달리해 보는것도 좋겠다.
자기 스스로가 자극을 찾거나 만들 수 있다면 자신의 평생을 늘릴 수 있는 셈이다.
+군대에서의 1년 9개월이 느렸던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그것은 1년 9개월이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거의 매일매일 반복되었으며 그 마음은 굉장히 열성적이었다. 일상이라고 치부해버릴 사소한 것이 아니었다.
매일매일 한 순간 한 순간 강렬하게 바라왔다. 때문에 그 또한 굉장히 자극적인 행위라고 생각한다.
역설적이게도 그 강렬한 마음이 1년 9개월을 느리게 느껴지도록 만든 것이다. 이 부분은 많은 군필자들이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