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달간 개인적으로 영어공부를 하면서 영타를 꾸준히 사용해왔다. 영타를 사용한 만큼 당연히 영타 속도가 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한컴타자연습을 켜고 영문 타자 속도를 측정해 보았다.
긴글 연습으로 측정 했을 때 나의 한글타자 속도는 600타 내외이다. 개인적으로 평균은 조금 넘는 속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약 반년 전 영타 속도를 측정했을 때는 260~290타 정도가 나왔다.
오늘 영타속도를 측정했더니 270~300타 정도가 나왔다. 평균적으로 10타 정도 늘었다고 볼 수 있다. 이걸 늘었다고 볼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평소 영타가 늘었다는 생각을 은근히 하고있었는데 상당히 실망스려운 결과인 것 같다.
그래서 왜 영타 속도가 늘지 않았을까, 어떻게 영타속도를 늘릴 수 있을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한글 타자와 비교하면?
일반적으로 한국인의 거의 모든 컴퓨터 이용자는 속기 자판 세벌식이아닌 두벌식을 이용한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내 한글 타자속도는 600타 내외 정도로 조금 빠른편이다.
영타는 왜 그의 절반일까? 영어 알파벳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는 눈감고도 찾을 수 있다.
한글 600타가 나올정도의 손가락 근육 또한 갖춰져 있다. 그렇다면 문제는 뭘까?
내 생각은 역시 반복이다. 그럼 뭘 어떻게 반복해야 할까?
우리의 한글 타자속도가 늘어가는 과정을 한번 생각해보자.
분명히 나도 초등학교때는 한글 타자가 150~200타 언저리였다. 지금의 영타보다도 속도가 느리다.
하지만 딱히 타자연습을 많이한 것 같지는 않은데 한글타자 속도가 빨라져있었다.
인터넷에서 뭔가를 검색하고 게임에서 채팅하고 과제를하는 등의 모든 과정이 타자 연습이 되었다는 말이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이렇게 한글 타자를 반복해서 연습하는 과정에서 무슨일이 일어나는 걸까?
바로 손가락의 움직임이 반복해서 사용하는 글자, 낱말, 문장 등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궇팽춁탓튏렘콺릐쿗퇑턔첑퍙
이런 글자를 따라 자판으로 쳐보자.
분명 우리는 자음 모음이 키보드의 어느 곳에 위치하는지 속속들이 알고 있지만 원래의 타자속도로 위의 글자를 칠 수가 없다.
바로 같은 한글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써오던 익숙한 글자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 익숙한 낱말, 문장을 예로 들어보자.
안녕하세요
대한민국 사람치고 이 글자를 써보지 않은 사람을 없을 것이다.
이 글자를 타자로 쳐본다면 심지어 평소의 타자속도보다 더 높은 속도가 측정될 것이다.
그만큼 손가락이 저 낱말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즉, 익숙해지는 글자, 단어, 문장 등이 많아 질 수록 그 언어의 타자 속도가 늘어난다는 말이 된다.
그럼 이제 영어를 살펴보자.
한국사람이 가장 익숙한 영어 단어가 무엇일까?
apple
아마 어린이집에서도 배웠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단어가 익숙한것과 영타가 익숙한 것은 엄연히 다른 얘기.
apple이 익숙하다고 해서 apple을 무조건 빨리 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apple을 타자로 쳐본적은 거의 없을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영타가 느린사람이 apple을 타자로 1000번정도 쳐본다면 어떨까?
아마 1000번을 apple을 치고난 후에는 0.2초만에 apple을 써낼 것 이다.
손가락이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그럼 다음 단어를 보자.
ridiculous
어리석은, 우스꽝스러운 이라는 형용사이다.
만약 이 단어를 처음 타자로 쳐보게 되면 조금 느릴 수 있다.
하지만 이 단어 또한 1000번을 치게 되면 어떨까?
0.2초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0.5초 안에는 쓸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사실 1000번까지 필요 없을 지도 모른다.
단어와 마찬가지로 문장을 빠르게 쓰려면 문장도 익숙해지면 된다.
I don't, you will, he couldn't 처럼 문장을 이루는 성분들을 타자로 치는데에 익숙해지면 된다.
그럼 모든 단어를 다 반복에서 쳐보면서 연습하란 말인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한컴 타자연습에 나와 있는 속담 등의 짧은 글, 이야기로 이루어진 긴 글을 계속 연습하면 늘어날까?
문장을 구성하는데는 당연히 속도가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자신이 영타 속도를 늘리고자하는 목적이 중요하다.
외국계 회사에서 업무를 보는데 영타가 느려 힘겨움을 겪는다면 업무에 사용되는 표현이나 어휘들을 타자로 쓰는데 익숙해져야한다.
채팅으로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고 싶다면 일상적인 용어들을 타자로 쓰는데 익숙해져야한다.
전체적인 영타 속도를 보지마라
한글도 마찬가지지만 익숙하지 않은 글을 타자로 치면 타자속도가 느려진다. 하지만 익숙한 표현이 많은 글을 타자로 치면 타자속도가 빨라진다.
자신이 사용해야할 문장이나 표현들을 따로 적어두고 빨리 칠 수 있도록 연습하자.
만약 그런게 없이 막연하게 그냥 영타 속도가 빨라졌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한다면
자주 쓰이는 표현들 위주로 연습해야한다.
자주 쓰이는 단어, 문장들을 빨리 칠 수 있도록, 손가락 근육이 기억할 수 있도록 반복하면된다.
영어에서 I won't 처럼 작은 따옴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는 이부분에 상당히 익숙해져서 마치 알파벳의 일부처럼 빠르게 쓸 수 있게 되었다.
그도 그럴것이 작은 따옴표를 쓰는 단어는 정해져 있다. isn't wasn't don't doesn't aren't weren't couldn't shouldn't mustn't won't 몇개 뿐이다. 그리고 not의 준말인 만큼 새끼 손가락을 이용해 뒤의 n't 이것만 빨리써도 금방 저 단어들을 빨리 쓸 수 있게 된다.
영타 속도가 왜 늘지 않을까 고민중이었다면 이 글을 읽고 그런 고민을 해소했으면 한다.